하남 스타필드 쪽에 놀러 가다가 융융이가 능내역 폐역을 가보자고 해서 들렸습니다. 폐역을 가본 적이 없어서 진짜 예전의 역을 그대로 보존해 놓은 곳일까 해서 가봤는데 정말 과거에 있던 역을 그대로 보존해 놨더라고요. 아주 자그마한 역이지만 기찻길도 남아있어 그 위를 지나다니며 서울 시내에서 보기 드문 풍경을 보고 왔습니다.
능내역은
능내역은 남양주에 위치한 폐역으로 1956년에 만들어져 2008년에 중지한 곳입니다. 간이역으로 운영을 시작했다가 보통역으로 바껴 과거에는 광고도 찍고 북적북적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폐역이지만 자전거 라이더들이 많은 남양주에 쉼터이자 산책로로 소소한 관광장소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남기기 이쁜 곳
능내역 주차장에 도착하면 내리자마자 기찻길과 자전거 도로가 보입니다. 저희가 방문했을 때는 겨울이라 녹색진 푸르름은 보지 못했지만 겨울 나름의 앙상하고 적막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주차장에 차는 거의 차 있었지만 주변에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사진을 찍으러 온 몇 커플들과 저희가 전부였고 자전거길로 라이딩하는 분들과 산책하는 분들만 간간이 보이더라고요.
기찻길 위에 예전 무궁화호 객차였다고 하는 카페가 있습니다만 주말에는 안열고 평일에도 안 여는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찻길만 있었으면 허전했을 텐데 그래도 저렇게 객차 하나가 놓여있으니 기차역이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라이더들이 많은 곳인만큼 자전거 대여소가 몇 군데 보였습니다. 방문했을 때는 여러 곳 중 두 군데 정도만 문을 열었었는데 커플 자전거를 비롯해 인력거 비슷한 자전거도 있더라고요. 사진에 보이는 자전거가 몇 대 지나다니는 것도 봤는데 사람들이 많은 시기에는 일반 자전거 대여를 비롯해서 커플 자전거도 많이 돌아다니는 풍경을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찻길을 따라가다보면 능내역이 있습니다. 폐역이 된 능내역을 박물관처럼 옛 흔적과 옛날 사진을 붙여놓아 옛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하철이든 기차역이든 현대화가 돼서 수십 년 전 시골에서나 볼 수 있을만한 모습을 도심지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저곳에 가보니 현대화된 세상과 떨어진 기분도 들고 능내역 세대의 사람이 아니지만 나도 이렇게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묘한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역 외관은 깔끔하게 잘 꾸미고 관리하는 것 같았습니다. 글씨와 그림으로 사진을 찍기 좋게끔 심플하게 꾸며놓은 외관이 인상적이였습니다. 인스타 등 SNS나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레트로 감성과 함께 분위기 있는 사진을 만들기 좋은 곳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진을 찍으라고 스팟을 만들어 둔 것 같이 특정 위치에 의자들이 놓여있어서 융융이도 한 컷씩 찍었습니다. 포토그래퍼(?)가 똥손이라 잘 나오진 않았지만 사진만 봐도 레트로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곳인 것 같습니다.
기찻길을 따라 걷고 능내역을 들어갔다가 나와서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소나무와 능내역 풍경입니다. 능내역 바깥쪽 사유지로 보이는데 한창 추운 겨울인데도 소나무들이 곧게 뻗어있는 풍경이 멋져서 한 컷 찍었습니다. 도착했을 때부터 차갑고 적막한 겨울 모습이 물씬 느껴지는 능내역의 모습도 보여서 찍은 오른쪽 사진인데 잘 느껴지는지 모르겠네요 :)
후기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다 과거의 모습이나 흔적을 찾아보러 다니는 성격도 아니지만 날씨 때문인지 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잠시 스타필드 가는 길에 들렀을 뿐인데 있는 동안 서울과 가까운 곳임에도 도심지에서 떨어진 시골에 간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요즘 시골도 현대화가 많이 돼있어서 더 오랜만에 옛 모습이라는 것을 느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울 능내역이 사람도 없고 적막한 느낌이 너무 좋아서 겨울에 가보는 걸 추천드리고 싶지만 라이더들의 활기 넘치는 모습과 북적북적한 녹색 능내역도 궁금하기도 합니다. 드라이브도 하고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타러 한 번쯤 가보면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능내역 휴게소에서 파는 핫도그가 있다는데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인기 만점인 곳이라고 합니다. 저희가 갔을 땐 자전거 대여매장 외에는 다 문을 닫아서 못 본 것 같은데 들리는 분들이 계시면 먹어보세요 :)
위치 및 주차장
능내역을 찍고 가면 좁은 길로 들어서게 되는데 그 좁은 길을 조금만 따라 들어가면 기찻길 옆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저희가 갔을 땐 차들이 꽤 있어도 만차는 아니였으나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시기에는 주차장이 협소하여 주차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주차장 길이 굉장히 좁아서 차들끼리 외다리나무에 선 것 같이 움직이기 힘들 수도 있으니 주차 시 다른 방편 도 알아보시고 대비해서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