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 근교 드라이브를 갔다가 줄서서 먹는 유명한 도넛카페가 있다고 해서 들려봤습니다. 면포도궁이라는 곳인데 찹쌀도넛부터 샐러드빵, 고로케, 꽈배기 등 우리나라 도넛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다녀오고나서 찾아보니 팔당이 본점이고 남한산성 쪽에도 매장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맘모스빵이 특히 유명한지 맘모스빵을 포장하고 주문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70~80년대 건물을 그대로 유지해서인지 흔히 우리가 아는 카페 느낌보다 포차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겨지는 공간입니다. 본점은 싸이클링 코스가 있어서 그런지 자전거를 타다가 쉬어가는 겸 들려서 요기하고 가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메뉴
부랴부랴 줄서느라 전체를 다 찍지 못했네요. 제목과 소개에 도넛이라고 적었는데 도나스라는 말이 완벽하게 어울리는 분위기이기도 하고 메뉴 명칭도 도나스입니다. 추억의 도나스라는 말이 떠오르는 꽈베기, 찹쌀도나스, 팥도나스, 생도나스를 비롯하여 맘보스빵과 찐빵, 크림치즈빵과 같은 빵류도 판매합니다.
메뉴를 고르고 카운터에서 주문하면 되는데, 주문하고 옆으로 이동하면 포장을 받는 곳이 있고 실내에서 먹고 갈 사람은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서 별도로 실내용 받는 곳이 따로 있습니다.
내부
매장시식으로 주문하면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서 먹을 수 있는데 70~80년대 느낌이 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동남아 같은 해외여행가서 시장골목에서 앉아 먹는 느낌도 물씬 듭니다. 홍콩삘의 간판과 철문셔터를 확장해서 설치한 것과 같은 공간이라 저 공간에 있으면 여기가 한국인지 해외여행 온 건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골목을 연상시키게끔 만들어놨습니다. 최근에는 주로 도심지 카페, 식당을 가다가 오랜만의 포차, 레트로 분위기가 낯설기도 했지만 이런 곳을 좋아해서 금방 적응이 되더라고요.
포장 시 받아가는 외부 픽업장소인데 실내에도 위와 같은 픽업대가 있습니다. 저희는 음료도 주문해서 셀프바도 이용했는데요. 시럽과 물, 물티슈 등 기본 카페에서 제공되는 것들이 있고 도나스를 먹는 사람들을 위해 물티슈와 비닐장갑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추가로 설탕도 각 테이블에 놓여있어서 기호에 맞게 설탕을 뿌려먹을 수 있습니다.
시식
위에서 몇 번 언급한 유명한 것 같은 맘모스빵을 먹지 못했습니다. 대충 검색해보고 들렸던터라 사진도 못찍고 먹지도 못하고 온게 아쉽네요. 사라다빵과 핫도그를 좋아하는 여친 덕분에 사라다도나스와 핫도그를 주문하고 찹쌀류를 좋아하는 전 찹쌀도나스와 꽈배기류를 주문했습니다.
일단 빵이 너무 부드럽다
원래 식탐도 없고 많이 돌아다니지 않는 편이라 가장 맛있었던 꽈배기는 광장시장에 줄서먹는 꽈배기집이였는데 개인적으로 거기보다 빵이 부드러웠습니다. 반죽이 다른건지 튀기는 기술이 다른건지 둘 다 다른건지 모르겠지만 막 구워져 나온 것도 아니라 진열돼있는 것들에서 골라 먹었음에도 빵이 포송포송하고 부드러웠고 간도 잘돼있었습니다. 찹쌀도나스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서 먹기 좋았으며 심지어 핫도그의 소세지를 감싸고 있는 빵조차 부드러워서 핫도그를 좋아하지 않는 저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실 샐러드빵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한입 먹어보니 너무 맛있더라고요. 양배추만 들어간 줄 알았는데 오이도 들어가 있어서 신선함에 목 매이지도 않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한 입만 먹으려 했는데 반쯤은 뺏어먹은 것 같습니다.. 하하. 기름에 튀긴 빵들이라 느끼할 수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그런걸 못느끼고 먹었습니다. 그래도 오이에 샐러드가 들어가니 상큼함을 더해주어 좋긴 하더라구요. 빵만 먹는 것보다 사라다도나스 하나는 같이 겸해 먹는게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찐빵도 주문했는데 팥도너스 안의 팥앙금이랑은 조금은 다른 것 같더라고요. 비주얼만 봐서는 같은 앙금이겠지 했는데 찐빵의 팥앙금이 조금 더 달았습니다. 찐빵도 팥이 많이 들어가 맛있긴 했는데 앙금이 단편이라 커피와 먹는다면 아메리카노가 어울리는 조합인 것 같습니다.
주차
약 8대 정도 주차 가능한 공간이 있습니다. 저희가 갔을 땐 차도 많이 없었고 주차 공간도 널널해서 바로 주차할 수 있었지만 1차선 길에서 바로 들어가는 주차장이라 차가 많을 땐 1차선의 차들 때문에 혼잡해서 주차하다가 진땀을 빼야될 수도 있어 보이더라고요. 포장하러 오는 분들은 주차장에 차선 방향으로 비상등을 켜놓고 대기하고 주문 후 바로 픽업해서 가는 차량들도 많았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싸이클링을 하러 오는 분들이 많아 가게 뒷쪽에 자전거 거치대가 많이 비치돼있습니다. 차량과 자전거 모두 주차가 가능하긴 하니 방문 시 참고하면 됩니다.
후기
사실 이른 오후에 방문해서 출출해진김에 간단하게 요기만하고 저녁을 먹을 생각이였는데 종류별로 사서 하나씩 맛만 보자 한게 배터지게 먹게 됐습니다. 맛이 없으면 몇 개 먹고 다시 담고 왔을텐데 다른 곳들과 비교해서 확실히 빵이 부드럽고 맛있긴 합니다. 그래서 결국 꺼낸 건 다 먹어 치우고.. 배부르다를 연신 남발하며 나왔습니다. 저희가 주문을 많이해서 그런지 매장에서 먹을거냐고 물어보길래 그렇긴 한데 일부 포장, 일부 매장으로 나눠서 담아줄 수 있냐고 했더니 전체 포장으로 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나씩만 꺼내서 먹고 그대로 담아올 수 있어 이 부분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갔던 날이 날씨가 좋아 바람씌기 딱 좋고 맛있는 것도 먹고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가을이 오기 직전이라 하늘도 맑고 최근에 날씨가 계속 좋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먹는동안 싸이클링 하러 온 분들이 몇 팀씩이나 먹고 나가고 먹고 나가고 하는걸 보았습니다. 운동하는 분들이 즐겨 방문하는 곳이면 맛있는 곳이 맞을테고 직접 먹어보니 분위기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도넛이 생각나면 들릴만한 곳 같습니다.
한가지 아쉽다면 간접 해외 느낌을 받으며 즐기며 먹을 수 있는 곳이라 좋긴 했지만 화장실도 레트로 화장실(?)이라 이용하기가 조금 불편하긴 했습니다. 계단으로 내려가서 지하에 있는 화장실이라 계단 2/3을 내려가자마자 습한 곰팡이내와 거미를 비롯한 곤충들이 많아 잦은 장트러블로 화장실을 자주 가는 사람으로써는 화장실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제 기준으로는 현재까지 먹어본 도나스 중에 가장 부드러운 도나스라 도넛 생각이 나면 바람도 씔겸해서 지나가다가라도 들려볼 것 같네요 :)